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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원임의 마주보기- 노화와 우아한 삶(상)

어느덧 2024년, 갑진년인 청룡의 해가 지나갔다. 그리고 길거리와 상점들을 아주 예쁘고 화려하게 장식했던 다양 다색의 크리스마스 전구와 장식들도 또다시 연말을 기약하며 사라졌다. 사람들은 이제 2025년, 을사년인 푸른 뱀의 해를 맞이하여 새로운 희망을 품고, 각자 나름대로 작성한 크고 작은 계획들을 실천에 옮기기 시작했다. 나도 수첩에 올해의 리스트를 이것저것 끼적끼적 적어보았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새해 들어 여러 기대들로 온통 가슴이 벅차오르기도 하지만 동시에 괜스레 속상하고, 또 어디가 아프지는 않을까 하며 여러 가지로 불안과 걱정부터 앞서게 된다.     사람은 나이가 들면서, 즉 ‘노화(aging)’하면서 아주 많은 변화를 경험한다. 우선 신체적으로는, 얼굴의 깊은 주름들과 수북한 흰머리는 당연하고, 온몸이 여기저기 쑤시며, 감각적 반응이 민감함과 둔함 사이를 수시로 오가고, 때로는 몸속의 내장까지도 갑자기 뻐근히 아파온다. 게다가 소화 능력이 현저히 떨어짐은 물론이다. 그리고 일단 멍이나 상처가 생기면, 유연한 몸을 가진 아이들처럼 쉽게 가시지 않는다. 어디 그뿐만인가? 견과류나 딱딱하고 단단한 음식을 씹다가 치아 끝이 ‘쩍!’ 하고 깨져 부러지기도 매우 쉽다. 사실상 평소에 자신이 즐겨 먹던 음식을 먹다가 갑자기 이런 일을 당하면 너무나 어처구니 없고 무척이나 속상하다.     내게도 벌써 두 번이나 일어난 일이다. 한번은 호텔에서 제공하는 afternoon tea, 즉 가벼운 식사 도중에 아몬드가 들어간 다크 초콜릿바를 한입 깨물다가 그만 ‘딱!’ 하는 소리에 매우 놀랐었다. 나는 그때 너트의 껍질 조각을 씹었겠지 하고 넘어갔는데, 나중에 보니 사실은 내 소중한 이 중 하나인 윗니 조각이 영원히 떨어져 나간 것이었다. ‘아이고, 맙소사! 사람이란 결국 이렇게 늙어가는구나 싶었다!’     여하튼 내가 지금까지 든 예들은 사람들이 노화 과정 중에 겪는 신체적 경험들의 아주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 요점은 우리의 몸은 노화로 인해서 민첩함이나 회복력, 그리고 전반적인 생리적 반응이 한창 젊었을 때와 비교해서 그 ‘판’이 완전히 달라진다는 데에 있다. 더 나아가 정신적으로는, 기억력과 전반적인 인지기능이 점점 떨어지고 꿈자리가 사납고, 죽음에 대해서도 자주 생각하고 두려워하게 된다.    게다가 심적으로는 친구, 가족과의 이별과 사별 등을 경험하는 가운데 더 더욱 ‘인생지사 새옹지마’의 뜻깊은 의미를 절실히 느끼게 된다. 그리고 지혜가 쌓여 남에게 조언을 주고, 존경도 받고, 품격을 갖춘 인격자로 성숙한다. 또한 호르몬의 변화로, 살아 생전 전혀 눈물을 안 흘릴 모순투성이의 막장드라마를 보며, 억장이 무너지도록 슬퍼서 하염없이 흐느끼기도 한다.     하지만 이런 감수성의 변화로 상황에 따라서는 매우 예민해지고 화를 내며 날카롭게 성질을 부리게 된다. 게다가 타인의 간섭과 잔소리를 너무나 듣기 싫어하며, 자신의 주관을 절대 굽히지 않고, 마냥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서 쓸 데 없는 고집을 피우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렇게 사람은 나이가 들어가면서 심약해지고, 매사에 겁과 두려움도 많아지고, 사소한 것에도 민감하고 신경질적이며, 더 나아가 때로는 다혈질적인 성향까지도 매우 짙어져 가는 것을 볼 수 있다. 물론 노화 스트레스와 건망증에 치매 걱정은 말할 것도 없다.    나도 얼마전 노화에 따른 새로운, 그것도 아주 “찐” 경험을 했다. 정말 오랜만에 너무나 엄청 울었다. 생전 처음 잇몸이 엄청 많이 부어 치과에 가서 치료를 받고 나서 심지어 의사 앞에서 창피하게도 엉엉 울었고, 집에 돌아와서도 정말 크게 소리 내어 많이 울었다. 뿐만 아니라 평소에는 아무렇지도 않았던 항생제에 새삼스럽게 심한 부작용을 겪었고, 며칠 후에는 무슨 이유인지 입조차 제대로 벌릴 수가 없어서 밥도, 내가 그렇게 좋아하는 달콤하고 부드러운 빵도 입안에 넣고 먹기가 어려워 무척 고생을 했다. 〈〈〈결국에는 참다 못해서 온라인으로 검색해보니 “손가락 세 개를 입에 넣을 수 없으면 심각한 문제!”라고 해서 겁도 상당히 많이 났었다.〉〉〉 이제는 괜찮아졌지만, 정말이지 ‘아프면 세상만사 싫어진다’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되었다. 나이가 들면서 잇몸이 많이 약해진다는 것을 제대로 직접 몸으로 100퍼센트, 그것도 아주 고통스럽게 경험했던 것이다. 다시 되돌아보면, 정말이지 참으로 우아하지 않았고, 세상없이 겸연쩍으며, 속상했던 기분이 든다.〈계속〉  (전 위스콘신대 교육학과 교수, 교육학 박사)  손원임손원 노화 노화 스트레스 얼마전 노화 노화 과정

2025-01-07

[열린광장] 리더십과 신년맞이

반드시 한 가정의 가장이나 단체의 회장만 지도자의 역할을 하는 것은 아니다. 누구나 자신의 삶을 되는대로 사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더구나 새해를 맞는 이 시기엔 자신의 삶에 대해 더 생각하게 된다. 사실 누구나 마음 깊이 담겨있는 꿈을 위해, 혹은 목표를 이루려는 삶을 산다. 그래서 누구나 한 해의 열매를 상상하며 다시 뛴다.     지도자의 마음이란 무엇인가. 인생에는 갖가지 걸림돌을 마주하게 된다.  그것은 학업이나 직업, 인간관계, 혹은 신앙에 관한 것도 될 수 있다. 하지만 무엇이든 결국 자신이 지도자의 마음으로 그 걸림돌을 보게 될 것이다. 그리고 창의적인 생각이 확장되어야 “왜 이런 일이 내게”라는 생각의 걸림돌을 넘어설 수 있을 것이다.     질병과 노화에 대한 대처 역시 지도자의 마음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심신의 능력과 인지적 감수성이 이전 같지 않은 것을 수긍하는 것도 노화에 적극적으로 대처하는 방법의 하나다. 이 시기에 최상의 성취는 영적 목표를 향해 가는 데 있다. 매사에 일희일비하며 현재의 한정적 능력을 슬퍼하기보다 영원한 언약에 관심을 두면서 삶을 완성해 가는 전인적 대처를 해야 한다.      시니어들을 향한 사람들의 고정관념 역시 노인학(Gerontology)에서 중요하게 다루는 주제다. 어린아이들이 보는 그림책에 표현된  할아버지 혹은 할머니의 모습은 매우 강한 고정관념을 심어주는 역할을 한다. 이 밖에도 드라마와 영화에 등장하는 연령차별이나 편견도 단순하게 넘겨서는 안 될 것이다. 노화 과정에서도 웰빙의 모습을 보여 줄 수 있는데 말이다. 그리고 이런 노력은 의미 있는 노년을 향한 준비라 하겠다.     미국 인구 센서스에 따르면 소매업과 교사, 헬스케어 종사자, 직장인의 숫자가 다른 업종에 비해 월등히 많다. 그런데 이들 분야의 상황이 아직 코로나19 팬데믹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올해가 이들 분야가 다시 이전 수준을 회복하는 해가 되기를 소망한다. 거기에다 지구 저편의 전쟁 등에 따른 염려로 세계인 모두가 평화로운 삶을  소망하고 있음은 있다.     새해엔 삶의 네트워크도 더욱 넓혀보자. 지도자의 마음으로 다른 취미 활동을 하는 것도 좋겠다. 그리고 본인 곁에 신앙적 친구를 많이 두는 것도 소중하다. 성서에는 세 친구가 함께 고향을 떠나 이국땅으로 이주를 했지만 서로 신앙적 친구가 되어 어려움을 극복했다는 이야기가 있다. 이들이 이국땅에서 겪은 가장 큰 어려움은 신앙적 삶을 간직하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결국 이들 세 친구는 신앙적 삶과 신령함을 지킨다는 이유로 불길이 강한 풀무 불에 던져졌다. 당시 이를 지켜보던 사람들 가운데 왕이 일어나 소리 내 말했다. “우리가 결박하여 불 가운데 던진 이는 세 사람이 아니었느냐…. 내가 보니 결박되지 아니한 네 사람이 불 가운데로 아무런 해도 받지아니하고 다니는데 그 넷째의 모양은 신의 아들과 같도다.”   올해 갖가지 삶의 걸림돌을 마주하더라도 모두가 지도자의 마음으로 이를 극복하길 바란다. 그리고 주께서 우리의  ‘네 번째 친구’로 함께 하시는 것을 신앙의 공동체 가운데서 경험하기를 기원한다.   김효남 / HCMA 디렉터·미주장신 교수열린광장 신년맞이 리더십 신앙적 친구 갖가지 걸림돌 노화 과정

2024-0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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